● “너와 같이 명철하고 지혜 있는 자가 없도다”(39절)
요셉이 말을 마쳤습니다. 꿈 해석부터 대책까지, 죄수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내용이었습니다. 37절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가 이 일을 좋게 여긴지라” 처음에는 의심의 눈초리였겠지만,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의 사람 요셉이 당당하게 말을 이어갈수록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결되지 않았던 불안과 혼란이 한 번에 정리되었습니다.
바로가 신하들에게 묻습니다. 38절 “이와 같이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을 우리가 어찌 찾을 수 있으리오” 바로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요셉을 보면서 이 사람에게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셉이 가진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신분도 없고 배경도 없고 재물도 없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최고 권력자의 입에서 이 고백이 나오도록 했습니다.
39절에 바로가 말합니다. “너와 같이 명철하고 지혜 있는 자가 없도다” 요셉이 바로에게 명철하고 지혜 있는 한 사람을 세우라고 했는데, 바로가 보니 요셉이 그 사람입니다. 애굽 모든 현인이 해석하지 못한 꿈을 해석하고 대책까지 내놓은 사람, 이 나라에서 가장 명철하고 지혜 있는 사람은 지금 자기 앞에 서 있는 이 청년이었습니다.
40-42절, 바로가 요셉에게 자기 집을 다스리게 하고, 인장 반지를 빼어 요셉의 손에 끼우고, 세마포 옷을 입히고, 금 사슬을 목에 걸어줍니다. 41절 “내가 너를 애굽 온 땅의 총리로 세우노라” 인장 반지는 왕의 권위를 대행하는 상징이었습니다. 왕의 명령이 각 지역으로 전달될 때 이 반지로 도장을 찍어야 효력이 생겼습니다. 바로가 자기 인장 반지를 요셉에게 준 것은 전적인 신임의 표시였습니다.
요셉의 세마포 옷을 입었다고 하는데, 그의 인생을 옷으로 돌아보면 이렇습니다. 아버지에게 채색 옷을 받았고, 형들에게 그 옷이 벗겨졌습니다. 이후 노예의 옷을 입었고, 죄수의 옷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세마포 옷을 입었습니다.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높은 자리로, 하나님이 요셉을 이끌어 오신 여정입니다. 요셉이 노력해서 총리가 된 것이 아닙니다. 노예 출신 이방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한 나라의 총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때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어 요셉은 버금 수레에 탔고 무리가 앞에서 소리 지릅니다. 43절 “엎드리라!” 요셉의 꿈이 생각납니다. 볏단들이 자기를 향해 절하는 꿈, 해와 달과 열한 별이 절하는 꿈. 그 꿈 때문에 형들에게 미움받고 노예로 팔렸던 요셉에게, 이제 애굽의 온 백성이 엎드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꿈은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머지 않아 형들도 엎드릴 것입니다.
45절에 바로가 요셉에게 애굽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사브낫바네아’ 학자들 사이에 번역이 다양하지만, 그 의미는 대체로 “하나님이 말씀하셨고 그는 살아계신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바로가 요셉에게 이 이름을 붙여주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왕이, 요셉의 삶을 보고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고백을 이름으로 새긴 것입니다.
또 바로는 온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스낫을 요셉의 아내로 주었습니다. ‘온’은 애굽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 도시 중 하나였고, 그곳 제사장의 딸을 아내로 준다는 것은 요셉을 애굽 사회에서 최고 신분으로 인정한다는 표시였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이 그 역할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도록 모든 환경까지 갖추어 주셨습니다.
● “하나님이 내게 내 모든 고난과 … 잊어버리게 하셨다”(51절)
요셉이 총리가 되므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45절 하 “요셉이 나가 애굽 온 땅을 순찰하니라” 46절 끝에도 같은 표현이 반복됩니다. 총리가 되자마자 권력을 누리는데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바로에게 제안한 대책을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7년 풍년 동안 곡식을 거두고, 각 성읍에 저장했습니다. 49절 “쌓아둔 곡식이 바다 모래같이 심히 많아 세기를 그쳤으니 그 수가 한이 없음이었더라” 요셉이 얼마나 철저하게 이 일을 감당했는지를 보여주는 묘사입니다. 낮은 자리에서도 성실했던 요셉은, 높은 자리에서도 성실했습니다.
풍년이 지나는 동안 요셉에게 두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요셉은 아들의 이름에 자신의 신앙 고백을 담았습니다. 첫째 아들 이름은 므낫세입니다. 51절 “하나님이 내게 내 모든 고난과 내 아버지의 온 집을 잊어버리게 하셨다” 형들에게 팔린 상처, 노예의 고통, 억울한 감옥 생활.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이 치유하셨다는 고백입니다. 요셉은 상처를 억지로 잊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총리가 되어 돌아보니 하나님이 이 모든 과정을 이끌어 오셨다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그 상처가 자연스럽게 치유된 것입니다.
둘째 아들 이름은 에브라임입니다. 52절 “하나님이 나를 내가 수고한 땅에서 번성하게 하셨다” 고난의 땅에서 번성하게 하셨다는 고백입니다. 바로 왕이 요셉을 총리로 세웠지만, 요셉은 그 위에서 하나님이 이루셨다고 고백합니다. 이 두 이름 속에 요셉의 신앙이 담겨 있습니다. 나를 높인 것은 바로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나의 고난을 치유하신 것도 하나님이시다.
53-57절, 7년 풍년이 끝나고 흉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상대로 극심한 기근이 온 땅을 덮었습니다. 사람들이 바로에게 부르짖었고, 바로는 요셉에게 가라고 했습니다. 요셉이 창고를 열었고, 애굽 사람들이 곡식을 샀습니다. 57절 “각국 백성도 양식을 사려고 애굽으로 들어와 요셉에게 이르렀으니 기근이 온 세상에 심함이었더라”
요셉 한 사람의 지혜와 성실이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애굽 백성들만 아니라 각국 백성들을 살립니다. 이 과정이 야곱의 가족이 애굽으로 내려오는 길을 열었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세우심으로 이스라엘 민족 형성이라는 더 큰 계획을 진행하고 계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한 사람이 중요합니다.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두 가지를 남깁니다. 첫째, 하나님은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꿈을 이루십니다. 요셉에게는 혼돈의 시간이었지만 하나님은 완전하신 계획 속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요셉의 인생을 이끄셨습니다. 나와 우리 가정, 그리고 공동체 역시 이 하나님의 손길 속에 있음을 신뢰합시다.
두 번째는 명철하고 지혜있는 하나님의 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내가 머문 자리에서 생명이 흐르게 하고, 평화를 이루며, 문제를 해결해가는 하나님의 한 사람으로 오늘 하루도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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