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의 마지막 장인 21장입니다. 20장 끝에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도마의 위대한 신앙 고백과 함께 요한복음을 기록한 목적이 나와있습니다. 마치 결론이 내려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요한복음은 21장으로 이어집니다. 왜냐하면 기독교 복음은 그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기뻐하는 데서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가, 영원한 생명을 전하는 사명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부활의 영광을 경험한 제자들이 앞으로 복음을 어떻게 세상에 전할 것인지, 그 사명의 중심에 누가 서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그 날 밤에 아무 것도 잡지 못하였더니”(3절)
예루살렘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제자들은 얼마 후 디베랴 호수, 곧 갈릴리로 돌아왔습니다. 예수님과 가장 많은 활동을 했던 곳입니다. 제자들은 부활의 감격은 있었지만 아직 명확한 사명을 확신하지 못했기에 당장 눈앞의 생계는 이어가기 위해 익숙한 어부의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3절 하 “그 날 밤에 아무 것도 잡지 못하였더니”라고 기록합니다. 이것은 제자들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3년 동안 주님을 따른다고 했지만, 그들 손에 남은 것은 텅 빈 그물과 허탈함뿐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인생의 배는 어떻습니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문득 돌아보면 텅 빈 배처럼 깊은 공허함이 밀려오지 않는지요. 내 힘으로 채우려는 수고의 결과는 결국 밤이 새도록 애써도 빈 배일 뿐입니다. 그곳에는 하나님의 인정도, 참된 평안도, 아름다운 열매도 맺힐 수 없습니다.
빈 배를 바라보며 허탈해하는 제자들의 삶의 현장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6절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고 하십니다. 말씀에 순종했을 때, 무려 153마리의 많은 물고기가 잡히고 그물이 찢어지지 않는 놀라운 기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누가복음 5장에서 베드로가 처음 주님을 만났을 때의 장면과 같습니다. 그 때도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빈 배였습니다. 그런 베드로에게 주님은 눅5:4절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하셨습니다. 순종했더니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습니다. 주님 앞에 자신의 죄인됨을 고백하는 베드로를 사람을 낚는 어부로 불러주셨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이렇게 주님과의 아름다운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첫사랑의 감격과 은혜를 잊고 현재는 주님을 부인했던 실패를 안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베드로를 찾아오셔서 잃었던 첫사랑과 은혜를 기억하고 회복하도록 하십니다. 주님은 베드로를 회복하시기 위해 세심하게 일하고 계십니다.
이 기적을 통해 가장 먼저 주님을 알아본 사람은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 사도 요한입니다. 그가 “주님이시다!” 하고 외치자, 베드로는 벗고 있던 몸에 겉옷을 두르고 지체 없이 바다로 뛰어내립니다. 육지까지의 거리가 8절 “한 오십 칸쯤”된다고 하는데 90m정도의 거리입니다. 베드로는 그 거리를 헤엄을 쳐 주님 앞에 나아가고 있습니다.
● “와서 조반을 먹으라”(12절)
육지에 올라온 베드로와 제자들을 맞이한 것은 주님께서 친히 차려놓으신 따뜻한 식탁이었습니다. 고요한 갈릴리 해변,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생선과 떡은 밤새 추위와 허기에 지친 제자들에게 위로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여기 ‘숯불’은 베드로에게 대제사장 안나스의 뜰에서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했던 뼈아픈 실패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을 것입니다(요18:18절).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를 책망하지 않으시고 그저 묵묵히 떡과 생선을 나누어 주시며 그들의 텅 빈 마음과 주린 배를 온전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그렇다면 오늘 본문 앞부분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고기를 잡지 못해 ‘빈 배’를 채워주신 내용입니다. 그리고 뒷부분은 제자들의 허기신 육신의 ‘빈 배’를 채워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인생의 빈 배”를 채워주십니다. 그리고 그런 채움으로 다른 “빈 배의 인생”을 채우라는 사명을 주십니다.
주님께서 차려주신 아침 식탁은, 요한복음 6장의 오병이어의 기적을 생각나게 합니다. 예수님은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떡과 물고기를 축사하시고 나눠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 자신을 요6:35절 “나는 생명의 떡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인생의 문제는 육신의 배고픔을 넘어 영적인 허기입니다. 그 빈 배를 채워주실 분은 오직 하나, 세상 죄를 지고 가신 어린 양 예수님뿐입니다, 영적인 갈급함에 시달리는 인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죄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시고 영생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생명의 양식입니다,
그리고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의 사명이 이것입니다. 먼저 주님의 사랑과 생명으로 충만히 채움을 받고, 세상 속에서 영적 기갈에 허덕이는 영혼들에게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전하고 나누어 주는 일입니다, 그럴 때 주님께서 그물을 가득 채워주실 것입니다.
이 시대 우리의 사명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빈 배를 채워주고 영혼을 살리는 사명은 내 의지나 수고로 감당할 수 없습니다. 내가 먼저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의 은혜로 충만히 채워져야만, 지치지 않고 그 풍성함을 이웃에게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으로 또한 기도로 첫 사랑의 은혜와 감격을 회복하고 진리의 채움을 받아야 합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고 빈 배를 채우시는 주님의 사랑 안에 온전히 거합시다, 또한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부활과 생명의 예수님을 전하는 복된 하루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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