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하신 자 하나님 여호와께서 아시나니”(22절)
요단 동편 지파들이 돌아가면서 요단 언덕 가에 큰 제단을 세웠습니다. 이로인해 이스라엘은 전쟁의 위기를 만납니다. 전쟁 전에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비느하스를 중심으로 대표단이 파견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대화를 통해 오해가 풀어지는 내용입니다.
동편 지파들이 서편에서 파견된 대표단에게 설명합니다. 먼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데, 22절 “전능하신 자 하나님 여호와, 전능하신 자 하나님 여호와께서 아시나니”입니다. “전능하신 자 하나님 여호와”라는 표현 속에 하나님의 이름이 세 번 들어가 있습니다. 특이한 표현입니다. “엘 엘로힘 야웨”입니다. 쉽게 번역하면 “여호와, 신들 중의 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 개가 들어가 있는 하나님의 이름을 두 번이나 반복합니다. 동편 지파들이 이렇게 하나님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이 얼마나 결백한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기 위함입니다. 이들이 제단을 세운 이유는 서편 지파들의 판단과는 전혀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23절 “우리가 제단을 쌓은 것이 돌이켜 여호와를 따르지 아니하려 함이거나 또는 그 위에 번제나 소제를 드리려 함이거나”라고 하면서 서편 지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우상숭배를 위한 제단도 아니요, 성막 앞의 제단이 아닌 다른 제단을 만들어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기 위함도 아니라는 겁니다. 29절을 보면 동편 지파들도 분명하게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는 일은 오직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성막 앞에 있는 제단”에서만 드려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심각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제단을 쌓은 이유가 무엇인가? 24절 “우리가 목적이 있어서 주의하고 이같이 하였노라 곧 생각하기를 후일에 너희의 자손이 우리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고 설명을 시작합니다. 여기 사용된 단어가 “목적이 있어, 주의하고, 생각하기를”입니다. 이들은 깊이 생각했습니다. 주의했습니다. 그럼에도 목적이 있어 이 일을 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편 지파들이 보았을 때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생각 없이, 갈등을 불러 일으킬 일을 행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내 판단과 생각이 맞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이런 과정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시간이 없었더라면 어떤 비극이 일어났을지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우리가 가정과 직장, 교회에서 겪는 갈등이 이런 경우들이 많습니다. 상대방도 깊이 생각하고 하는 행동과 말인데, 입장과 상황이 다르다 보니 우리의 생각과 다른 경우들이 있습니다. 내 생각과 다르다고 알아보지 않고 판단하고 행동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묻고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너희 사이와 우리의 후대 사이에 증거가 되게 할 뿐으로서”(27절)
요단 동편 지파들의 걱정은 지금 당장이 아닌 후일에 대한 것입니다(24,28). 후손들에 대한 것입니다. 미래세대의 신앙을 생각해서 한 행동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들의 행동은 칭찬해야 마땅합니다. 동편 지파들의 걱정은 이것입니다. 지형적으로 요단을 중심으로 동편과 서편이 나뉘는데, 시간이 흐르면 남남처럼 살게 되지 않을까입니다.
서편 지파들이 24절 하 “너희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혹은 25절 “여호와께서 우리와 너희 사이에 요단으로 경계를 삼으셨나니 너희는 여호와께 받을 분깃이 없느니라”라고 해서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하지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즉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하나님을 잘 섬기는 일이 가장 중요한데, 요단이라는 경계 때문에 후에 하나님을 신앙하는 일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깊고 지혜로운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알고 보니, 서편 지파들의 생각이나 동편 지파들의 생각이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잘 섬겨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겉으로 표현되는 내용이 달랐을 뿐입니다. 서편은 성막이 있기에 그곳을 중심으로 잘 섬기면 됩니다. 하지만 동편은 후대에 서편 지파들이 하나님 섬기는 것 금지하지 못하도록 눈에 보이는 증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제단 모형을 세운 것입니다.
본문에 “증거”라는 단어가 반복됩니다(27,28,34). 특히 34절에서는 세운 제단 이름을 “엣”이라고 하는데 의미가 “증인, 증거”입니다. 이렇게 분명한 증거가 되어야 하기에 요단 동편이 아닌 요단 서편 언덕 가에 만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아야 하기에 큰 제단을 만든 것입니다. 즉 하나님을 신앙하는 상징물로 제단 모형을 만든 것이지요.
동편 지파들의 설명을 듣고 보니 이 일은 전쟁해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 같은 마음입니다. 하나님을 잘 섬기기 위함입니다. 대표단이 듣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돌아와 서편 지파들에게 보고하니 33절 “그 일이 이스라엘 자손을 즐겁게 한지라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을 찬송하고”라고 합니다. 위기가 변하여 기쁨과 찬송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잘 섬기기 위한 같은 마음이지만 생각이 달라 오해가 발생하였습니다. 곧바로 전쟁하지 않고 서로 묻고 대답하므로 오히려 위기가 기쁨으로 변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해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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